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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파친코 이민진

by 라샐리 2023.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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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1
“내게 ‘한국인’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가치가 있는 이들이다. 나는 가능한 한 오래 한국인 이야기를 쓰고 싶다.” - ‘한국 독자들에게’ 중에서 4대에 걸친 재일조선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세계적 베스트셀러, 이민진 작가의 장편소설 《파친코》가 새롭게 출간되었다. 《파친코》는 재미교포 1.5세대인 이민진 작가가 30년에 달하는 세월에 걸쳐 집필한 대하소설로, 2017년 출간되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현재까지 전 세계 33개국에 번역 수출되었으며, BBC, 아마존 등 75개 이상의 주요 매체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을 뿐 아니라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평단과 대중을 모두 사로잡은 작품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회복과 연민에 대한 강력한 이야기”라는 찬사를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 4월 판권 계약이 종료되며 절판되었던 《파친코》는 새로운 번역과 디자인으로 한국 독자에게 돌아왔다. 첫 문장(“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에서부터 원문의 의미를 보다 충실하게 전달하고자 했으며, 작품 특유의 속도감 있는 문체를 살리고자 노력했다. 또한 작가가 처음 의도한 구조와 흐름을 살리기 위해 총 세 파트(1부 ‘고향’, 2부 ‘모국’, 3부 ‘파친코’)로 된 원서의 구성을 그대로 따랐다. 새 출간을 기념해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글에는 한국인 이야기를 계속해서 쓰는 이유를 밝혔다. 작가는 “우리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라며, “한국인은 지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깊이 있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가치가 있는 이들”이기에 앞으로도 한국의 이야기를 젊은 세대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며 한국 독자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저자
이민진
출판
인플루엔셜
출판일
2022.08.05

 

 

 

 

파친코를 알게 된 것은 2019년이었다. 미국에서 에서 한국인 작가가 쓴 책으로 엄청난 이슈를 일으킨 것 같다. 미국인 남친은 이민진이라는 작가를 아냐면서 물어봤다 완전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한국에서도 유명하지 않은데 어떻게 미국에서 인기를 얻었나? 신기했다 아니면 한국 신진 작가가 미국에서 주목을 받았나?  제목도 파칭코였고, 한복을 입은 여인의 표지가 그닥 끌리지 않았다.

 

3년 뒤에 애플 티비에서 파친코를 드라마로 제작된다고 했다. 아 그때 그 소설책을 말하는 것인가? 주인공 중 한명도 윤여정이라고 하니 한국에서도 난리가 났다 그리고는 그 책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한국으로 들어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작가는 한국사람이지만 재미교포라서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해서 영어로 쓰인 책이었던 것이다. 또 드라마 보기 전에 책을 읽고 싶기도 했다.   새언니에게 책을 빌려서 읽게 되었는데 엄청난 흡입력으로 빠르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이렇게 뒤에 내용이 궁금해서 빨리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오랜만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책을 다 읽고나서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는데 책과 조금 다르게 전개되는 것을 보고 흥미를 잃었고 조금 실망해서 드라마가 영 끌리지 않았다. 

 

책의 시대적 배경은 거의 100년 전으로 우리가 일본 식민지 지배를 받던 때였다. 부산 영도라는 곳에서 선자 라는 아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예쁘지 않지만 다부진 몸과 다소곳한 행동거지로 매력적인 아이였다. 한수라는 생선 중개업자와 만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 남자로 인해 그녀의 인생은 거침없이 바뀐다. 그의 아이를 가진 선자는 한수가 자기와 결혼하기를 기대하게 되는데 그는 오사카에서 이미 일본인과 결혼하여 아이를 세 명이나 가진 유부남이었다. 그리고 펼쳐지는 조선에서 태어난 한 여인의 이야기가 오사카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강제로 일본으로 넘어와 살게 된 조선인들의 삶이 얼마나 처참했는지 그들의 삶을 통해서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고, 이렇게 편하게 사는 현대의 삶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우리나라가 이렇게 선조들이 나라를 지켜서 지금 수준으로 살게 된 것도 얼마나 값진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소설인지만 실제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라서 더 많이 와닿았다. 책을 다 읽고 드라마 1화를 보았는데 마지막 부분에 일본에서 살고 있는 재일교포들 인터뷰가 나온다. 모두 한국말보다는 일본어가 편해서 일본어를 하는데 책 속에 나오는 역사를 사신 분들이라니 경이로웠다. 모두들 나이가 8-90세가 넘으셨다. 그래도 다들 잘 사시는 것 같아서 보기가 좋았다. 책 덕분에 그들이 어린 시절에 어떤 삶을 살아내셨을지가 상상이 갔다. 역사를 왜 공부해야하고 알아야 하는지 새삼 또 깨달았다. 작가는 역사가 전공이고 변호사로 일했지만 글쓰는 꿈을 잃지 않았다. 그러다가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이주한 조선인들에 대한 강의를 듣고 그 사건에 매료되어서30년 동안 그것에 관해 글을 쓰고 계속 조사하고 인터뷰하면서 공부해나간다. 그렇게 나온 책이 파칭코인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작가가 꼭 그때 살았었던 것처럼 혹은 어릴 때부터 한국 역사를 열심히 베우고 한국 문화를 여실히 아는 사람처럼 매우 생생하게 묘사되어있다.

 

위기에 빠진 선자를 사랑으로 구원?한 이삭이라는 인물도 참 기억에 남지만 모자수의 아내 유미라는 캐릭터가 참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모자수의 친구 어머니가 운영하는 양복점에서 재봉을 하는 조선인이었다. 그 당시에도 미국이라는 곳에 가면 파라다이스가 펼쳐질 것이라 생각했다. 일이 끝나고 나면 캐나다 선교사가 영어를 가르치는 교회로 가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 모자수와 사랑에 빠져서 모자수도 같이 영어공부를 한다. 계속해서 캘리포니아나 뉴욕에 가자고 한다. 그 모습이 꼭 나를 보는 것 같아서 공감이 갔다 매일 하와이를 노래를 부르는데 미국인 남친은 들은 척도 안한다 (생각해보니 들은 척은 하긴 하는듯…)  나도 매일 염원하면서 하와이에서 살아갈 준비를 조금씩 하고 있기는 한데… 유미처럼 살아보지도 못하고 죽지는 않을런지, 난 그래도 그곳에 다녀오기라도 했으니 여한은 없을 듯 싶다...

 

 

모자수는 파칭코를 통해서 큰 성공을 거두어서 부자가 되지만 일본에서 사는 조선이들에게는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비자는 물론 여권도 발급받을 수가 없다 그러려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일본인이 되어야하지만 그들은 그것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모자수는 미국에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고, 유미는 계속해서 왜 갈 수 없는지 반문한다. 만약 나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정말 고민될 것 같다 ㅠㅠㅠ 아무래도 남한 국적을 얻고 비자를 받아서 가지 않았을까? 그것도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시대적 환경이 변한 것에 또 다시 감사했다.  내 능력과 여건만 되면 나는 당장이라도 떠날 수 있는 것인데 이런 저런 핑계로 하와이에 가지 못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그곳에 파라다이스가 펼쳐질지는 알 수는 없지만 목표가 있으니 꼭 이루고 싶다

 

유미는 아들과 함께 길을 걷다가 교통사고로 죽게되는데 똑똑한 아들은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에게 엄마가 캘리포니아에 갔다고 말을 한다. 평소에 유미는 캘리포니아가 어디냐고 묻는 아들에게 Heaven 이라고 자주 답했기 때문이다. 그 장면이 아직도 가슴이 아팠지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아름답게 슬픈 장면인 것 같았다. 3대를 걸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이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쓰여져 있어서 계속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 후반부에서 모자수의 아들 솔로몬의 이야기는 뭔가 겉도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런식으로 한국의 역사가 흘러가는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처음 쓰여진 책이 영어이기 때문에 원서로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한국으로 쓰여진 경상도 사투리가 아닌 영어식으로 쓰여진 조선인의 말투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원서로 읽고도 느낀 점을 다시 한 번 기록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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