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이 유야 <행복한 사전>
보는 내내 행복한 미소를 감출 수가 없었다.
사전에 대한 열정과 애정 하나로 15년 간 집중하는 그 모습이 어찌나 멋있는지 모르겠다. 우연한 기회에 만난 일과 사랑에 빠지는 주인공 마지메. 그에게 15년이란 생활이 짧은 순간이라 생각하게 만들게 한 것은 사전을 만든다는 작업이었다. 누구도 대단하도 여기지 않는 일, 하찮다면 하찮을 수 있는 일이다. 명예도 없으며 큰 보상을 주는 일도 아니다. 순전히 살아있는 사전을 만들기 위한 그 순수한 마음과 의지가 평범한 삶을 빛나게 한다. 이런 것이야 말로 삶을 사는 이유다.
지나치게 따분한 주인공 마지메도 사전 만드는 일만큼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다. 사랑에 빠진 것이다. 하숙집 손녀딸 가쿠마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사경을 헤맨다. 그러고는 용기 있게 써내려간 러브레터! 고리타분한 그답게 한자와 붓글씨로 엄청난 길이의 편지를 썼다. 그의 단순 무식하지만 그녀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느껴져 한참을 아련하게 보았다. 그렇게 사랑의 결실을 맺어 둘은 잔잔하지만 끈끈한 사랑을 보여준다.
아내 가쿠마의 남편의 일에 묵묵히 기다려주고 응원해주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요리하는 모습. 맛있게 먹는 모습 하나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다. 정갈하고 반듯한 생활은 고요하지만 어떤 무엇보다 아름다웠다. 내 생활과 마음가짐을 반성하게 된다.
요새 열심히 보고 있는 일드<젊은이들>에서 눈여겨 본 미츠시카 히카리의 남편이 만든 작품이라니 다시 한번 놀랐다
젊은 감독인데 대단한 이야기를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