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ler/Chiangmai 19

어쩌다 치앙마이 1년 살기 / 치앙마이 시작은 방콕이었다

라샐리 2020. 8. 2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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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하고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년 뒤  운명처럼 내 몸은 치앙마이로 와버렸다. 돌이켜 봤을 때 왜 치앙마이로 온건지는 명확한 이유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연히 봤던 에어비앤비 치앙마이 한달 살기라든지 우연히 내 눈에는 자꾸 치앙마이라는 사진과 글이 보였다. 또는 7년 전에  3박 5일로 갔던 태국 여행이 내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서 태국에 있는 치앙마이가 날 이끌었는지 모르겠다. 치앙마이 이야기이지만 첫 시작은 방콕이다. 그 당시 겨울 방학 시즌이기도 했고 설날 연휴가 겹쳐서 직항으로 가는 비행기 값이 저렴하지는 않았다. 하루 정도 방콕 여행이 아쉬워서 2-3일간 방콕여행을 하고 야간 버스를 타고 치앙마이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와이에서 한달 살기, 두달간의 유럽 여행 이후로 오랜만에 하는 해외에서 한달 살기라서 무척 떨렸다. 이런 소식을 들은 친구와 부모님이 1주일씩 나를 방문했다. 그래서 오롯이 혼자 있던 시간은 2주 남짓이었고 그 와중에 썸남이 생겨서 나머지 한주도 같이 다녔다. 그 썸남은 지금의 남자친구다. 그 이후로 보름간 베트남과 대만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그 썸남 때문인지 정말 치앙마이가 좋아서인지 아니면 그 둘다라서 그런지 몰라도 난 어쩌다가 1년 간 치앙마이에서 살고 있었다. 치앙마이 살면서 지겨울 때도 있고 한국이 그리울때도 있었지만 지금 같은 시국엔 마냥 다시 가고 싶다. 언제쯤 코로나 끝나서 갈 수 있을까?

각설하고

방콕 여행은 앞서 글을 썼듯이 비행기를 놓치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미리 알아본 카우치서핑 호스트 집에서 방콕의 현지인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나보다 한살 어린 호스트가 자기네 인쇄소 겸 집 4층 구조로 된 한 집에 나를 초대했다. 뭔가 친절한듯 아닌듯한 느낌이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그저 성격이려니 싶었다. 원래 3일 정도 지내기로 했는데 비행기를 놓쳐서 가는 바람에 2일 지냈다! 

 

1, 2층 은 가게나 회사 / 3, 4층은 집으로 된 구조인 전형적인 방콕 상가 주택?

 

 

호스트 집으로 가는 골목길이었다. 버스 2번 갈아타고 겨우 겨우 도착한 곳이었다. 밤까지 샜는데 거의 죽을뻔 했다. 그래도 무사히 도착해서 천만다행. 교통편이 불편했지만 그래도 현지 경험도 생생하게 하고 숙박비도 줄일 수 있어서 좋았다. 방콕 서퍼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였기 때문에 한명이라도 구한 것이 어디인가! 짐을 풀고 씻은 다음에 잠깐 저녁에 시내 구경에 나섰다. 

 

진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탄 오토바이 툭툭을 타고 배 타는 곳까지 갔다. 방콕의 배는 지금까지도 어떻게 타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당연히 7년만에 처음 타는 것이기에 이해하지 못하고 무작정 탔다가 정확히 원하는 곳 반대로 가고 있었다. 점점 해는 지고 주변이 어두워졌다. 잠깐 배가 정차한 곳에 친근한 글자가 보였는데 그게 꽃이라는 단어라 더 꽂혀서 바로 내리고 말았다. 여기서 예상치도 못한 태국 꽃시장을 구경하게 되었다. 

 

태국꽃시장
왓아룬

goo.gl/maps/FPS5bxaDowNfpQJz7

 

มลัยดอกไม้สด

★★★★☆ · 꽃 시장 · ปากคลองตลาด สน พระราชวัง

www.google.co.kr

 

꽃시장 선착장에 있는 레스토랑의 뷰
꽃시장 내부

꽃시장에는 다양한 꽃을 보기는 어렵다. 온통 주황빛으로 주로 금잔화(메리골드)를 판매하고 있었다. 불교 나라라서 그런 것 같았다.

왓아룬 야경

돌아오는 배는 어떻게 잘 타서 겨우 숙소로 돌아갔다. 그와중에 배 위에서 바라 본 왓아룬 풍경이 참 아름다웠다. 새벽사원으로 유명한데 밤이 훨씬 더 이쁜 것 같다. 7년 전 친구가 여기서 핸드폰 잃어버렸던 일이 기억났다..

 

숙소에서 먹은 것들

선착장 근처에 완전 로컬 야시장이 있었다. 다들 밖에서 저녁을 챙겨 먹는 느낌, 난 그 자리를 비집고 앉아 먹을 용기는 없었고 그냥 눈에 가는 것들로 골고루 사서 먹었다. 무엇보다도 과일이 참 저렴했다. 포멜로는 저 많은 양이 단돈 2,000원이었다. 저걸 이틀동안 야무지게 잘 먹은 것 같다. 내가 이 포멜로 이후에는 치앙마이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포멜로를 구하기 쉽지 않았다. 보통 100바트 (3,800원) 정도였다. 도너츠도 촉감, 식감 모두 보드랍고 완벽하게 담백한 맛이었다. 그 다음날은 찌뿌둥한 몸을 풀러 마사지를 받고 로컬 팟타이를 먹으러 갈 생각으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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