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삶은 버찌,

하루종일 뜨개질

라샐리 2014. 12. 1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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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늙어가나보다. 하루종일 방콕하고 싶었다. 겨울 아침 일요일은 유난히 맑다. 공기는 차지만 공기는 그 어느 때보다 투명하다. 흘러가는 텔레비전을 앞에 두고 따뜻한 이불을 덮고 앉아 뜨개질을 했다. 크리스마스까지 마쳐야하는데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말 오랜만에 하는 거라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계속 풀고 뜨기를 반복하고 이제서야 안정을 찾고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집에서 하루종일 보내는 것은 허무하게 느껴진다. 그치만 이번 주말 금토일 중 금토는 그야말로 정말 신나게 놀았기 때문에 내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고 싶었다. 뜨개질은 나도 모르게 시간이 지나감을 의식하지 못하게 할정도로 몰입하게 만든다. 시간과 집중을 투자하면 할 수록 나의 대가는 눈으로 훤히 확인해볼 수 있다. 오빠꺼를 만들고, 내꺼를 만들고, 조카 가은이꺼를 만들고 난 후 계속해서 누군가를 위한 뜨개질을 해야지. 기분 안정과 명상에는 최고인 것 같다.



하루종일 집에 있다보면 엄마가 챙겨주는 삼시 세끼를 꼬박 다 먹는다. 오늘 점심은 샤브샤브, 저녁은 전주식 콩나물 해장국이었다. 미나리, 양송이 버섯, 배추 단호박 외 각종 야채들이 국물맛을 내서 그런지 완전 끝내주는 깊은 맛이었다. 거기다가 먹음직스러운 빨간 쇠고기를 살짝 익혀서 야채와 소스를 곁들여 먹으니 나도 모르게 허겁지겁 먹고 있었다. 샤브샤브 참 매력적인 음식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식당에서 먹을 때는 느껴지지 않는 그런 깨달음을 얻고야 말았다. 우리 효녀 가은이는 안방에서 코 잘도 자더니 다 먹으니까 응애하면서 깨더라.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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